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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중앙회
작성일 2017-11-22
제목 10/10 ‘치안조무사’‘소방조무사’에 ‘축구조무사’까지 난무
조회수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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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0/25/0200000000AKR20171025061200797.HTML?input=1195m

[기사 원문]



“특정 직업 비하하는 표현 사라져야”
제 역할 못하는 사람 빗대 ‘치안조무사’‘소방조무사’에 ‘축구조무사’까지 난무

"치안조무사 진짜 왜 뽑나" "저 정도면 축구선수가 아니라 축구조무사죠"

최근 포털 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OO조무사'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정 직업군에서 제 역할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간호조무사(간무사)에 빗대 OO조무사라며 무시하고 비하하는 것으로, 이른바 조무사 드립이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OO조무사' 비하 시작은 언제?

간호조무사가 이 같이 특정인 또는 직업 비하 표현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간호인력 개편방향'이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개편안에는 간호인력을 교육수준에 따라 간호사, 1~2급 실무간호인력(현 간호조무사)으로 나누고 경력과 추가교육에 따라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길도 마련하겠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간호사들은 고졸 이상 학력에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간호보조업무를 하는 간호조무사가 경력을 쌓았다는 이유만으로 4년제 대학 졸업자만 가능한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것은 부적절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반면 간호조무사들은 경력상승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이행을 촉구했다. 여론이 간호사 쪽으로 기울면서 경력상승제는 무산됐고 이 때부터 간호조무사들은 자격도 없으면서 떼를 쓰는 직업군이라는 편견이 생겼다.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 경찰을 '치안조무사', 여성 소방공무원을 '소방조무사'라고 폄하하기 시작했다. 양성 평등이라는 기본 취지는 알지만 현장활동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성 인력을 뽑아 행정직에만 배치하는 것은 조직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조무사 비하 발언은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기대 이하의 성적과 경기력을 보이자 "수비조무사 OOO은 꾸준하게 못하네" 같은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오는가 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사회적 발언에 적극적인 한 방송인이 집회나 강연 등에서 어설프게 헌법 조항을 많이 인용한다며 '헌법조무사'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간무사들 고통 호소…"비하 표현 삼가야"

간호조무사들은 이처럼 조무사가 조롱, 비하의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데 대해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실제 적지 않은 간호조무사들이 이 같은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 또는 모욕으로 고소.고발할 수는 없는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측에 문의하기도 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 법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전화가 종종 오는데 표현의 자유 등도 고려해야 해 법적 대응은 어려운 면이 있다"며 "일단 협회는 간호조무사의 공식 약칭인 간무사 용어 사용 보편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방에서 조리보조하는 분들은 조리실무사, 학교에서 행정보조하는 분들은 행정실무사라고 부르는 것처럼 간호조무사도 간호실무사라고 부르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발의했으나 대한간호사협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병훈 교수는 "'직업에 귀천은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은연 중 직업에 대한 사회적 평판, 지위 등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간호조무사 업무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인데도 우리 사회에서 능력이 부족하고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로 보면서 비하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은 해당 직업군에 종사 중인 사람들에게 매우 실례이자 삼가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자윤 기자 / 2017.10.10